
연말이 되면 고정지출부터 점검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카드값, 통신비, 그리고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까지 하나씩 확인하다 보면 “이 정도면 괜찮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이게 됩니다. 그런데 12월 24일 뉴스를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실손보험료가 또 오른다는 소식, 그리고 그 인상 폭이 가입 시기에 따라 크게 다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단순한 인상 소식이 아니라, 앞으로 부담이 어떻게 달라질지 구체적인 숫자가 제시됐다는 점에서 그냥 넘길 수 없었습니다.
실손보험료, 내년에 평균 7.8% 인상
2025년 12월 24일, **SBS**의 경제 코너 **친절한 경제**에서는 실손보험료 인상 소식을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실손보험료는 평균 7.8% 인상될 예정입니다. 최근 5년 평균 인상률인 9%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부담이 줄어든다고 느끼기엔 쉽지 않은 숫자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모든 가입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인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나뉘는데, 이 세대별로 인상 폭 차이가 매우 큽니다.
세대별 실손보험 인상 폭, 이렇게 다르다
보도에서 제시된 세대별 예상 인상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 1세대 실손보험: 약 3%대 인상
- 2세대 실손보험: 약 5%대 인상
- 3세대 실손보험: 약 16%대 인상
- 4세대 실손보험: 20% 안팎 인상
특히 2021년 7월 이후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의 인상 폭은 1세대에 비해 예닐곱 배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습니다. 같은 ‘실손보험’이라는 이름이지만, 체감 부담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월 보험료로 보면 체감 차이는 더 크다
숫자를 월 보험료로 바꿔보면 차이는 더 분명해집니다.
현재 한 달에 8만 원 정도의 실손보험료를 내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 1세대 가입자: 약 8만 3천 원 수준
- 4세대 가입자: 약 9만 6천 원 수준
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같은 보험료 기준에서 월 1만 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부담은 더욱 커집니다.
같은 세대라도 인상 폭이 다른 이유
“그럼 같은 4세대 가입자는 다 똑같이 오르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 인상 폭은 다음 요소들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상품의 갱신 주기와 종류
- 가입자의 연령과 성별
- 보험사별 손해율 상황
이 때문에 같은 세대 가입자끼리도 보험료 인상 폭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최종 보험료는 계약 갱신 시점에 보험사가 보내는 보험료 갱신 안내장을 통해 확인하게 됩니다.
실손보험 적자, 왜 계속 커질까
이번 인상의 배경에는 실손보험 누적 적자가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실손보험 누적 적자는 1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이 부담이 세대별 손해율 구조에 따라 다르게 반영되면서, 인상 폭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보험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는 손해율입니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료로 받은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간 돈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손해율, 세대별 격차는 더 크다
2025년 3분기 기준 실손보험 전체 위험 손해율은 **119.3%**로, 전년 동기보다 더 악화된 상태입니다.
이를 세대별로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해집니다.
- 1세대: 113.2%
- 2세대: 112.6%
- 3세대: 138.8%
- 4세대: 147.9%
즉, 최근에 가입한 실손보험일수록 보험금 지급이 많아 손해율이 훨씬 높고, 그 부담이 보험료 인상으로 직결되고 있는 구조입니다.
갱신 주기 차이도 부담을 키운다
갱신 주기 역시 중요한 차이입니다.
- 1세대: 3~5년 주기 갱신
- 2세대: 1~3년 주기 갱신
- 3·4세대: 1년 단위 갱신
갱신 주기가 짧을수록 손해율 변화가 보험료에 더 빠르고 크게 반영됩니다.
그래서 같은 손해율 변화라도, 3·4세대 가입자는 매년 인상 압박을 체감하게 됩니다.
사망보험금을 ‘연금처럼’ 당겨 쓰는 제도 확대
같은 보도에서는 또 하나의 변화도 함께 전했습니다.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나눠 받는 제도가 2026년 1월 2일부터 전 생명보험사로 확대됩니다.
이 제도는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사망 이후가 아니라, 생존 기간 동안 연금처럼 나눠 받는 방식입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5개 생명보험사에서 시범 운영됐고, 이제는 19개 생명보험사로 확대됩니다.
시범 운영 결과로 본 실제 규모
시범 운영 결과를 보면,
- 접수 건수: 1,262건
- 제도 시행 첫해 지급액: 약 57억 5천만 원
- 건당 평균 지급액: 약 455만 원
- 월 환산 시: 약 37만 9천 원 수준
이는 국내 고령자 1인당 월 노후 생활비의 약 20%를 보완해 주는 규모로 평가됐습니다.
이용자들은 사망보험금의 약 90% 가까이를 생전에 나눠 받도록 설계한 것으로 나타났고, 평균 지급 기간은 약 7.8년으로 집계됐습니다.
월 지급형 선택지도 추가
현재는 1년에 한 번 받는 연 지급형이 기본이지만, **2026년 3월부터는 매달 받는 ‘월 지급형’**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노후 생활비로 활용하려는 가입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넓어지는 셈입니다.
사실과 다르게 오해하기 쉬운 부분
일부에서는 “모든 실손보험료가 7.8% 오른다”거나 “사망보험금을 당겨 받으면 손해다”라는 단정적인 말도 나옵니다. 하지만 실손보험료 인상은 세대별·개인별로 다르고, 사망보험금 당겨받기 역시 본인의 노후 계획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는 제도입니다.
무조건 불리하거나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본인 계약 내용과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며
이번 실손보험료 인상 소식은 단순한 숫자 변화가 아니라, 보험 구조 자체가 가입 시기에 따라 얼마나 다른 부담을 주는지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사망보험금 활용 방식까지 바뀌면서, 보험은 더 이상 ‘가입해 두고 잊는 상품’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할 재무 요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말을 맞아 보험증권 한 번쯤 다시 꺼내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SBS 「친절한 경제」, ‘실손보험료 또 오른다… 당겨쓰는 사망보험금’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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