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이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회식 자리가 늘어납니다. 저 역시 최근 동료들과 식사를 하며 “요즘은 태블릿 주문이라 계산이 정확하겠지”라는 생각을 별다른 의심 없이 했습니다. 주문 내역이 시스템에 자동으로 남으니 사람이 끼어들 틈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2월 24일 뉴스를 보고 나니, 그 믿음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실감하게 됐습니다. 연말을 노려 슬쩍 금액을 끼워 넣고, 들키면 ‘시스템 오류’라고 발뺌하는 사례가 실제로 제보됐기 때문입니다.
연말 식당 사기 논란, 어떻게 시작됐나
2025년 12월 24일, YTN ‘지금이뉴스’는 한 식당에서 결제 금액이 주문 내역보다 부풀려질 뻔한 사연을 전했습니다.
사건의 출발점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이었습니다.
글 작성자 A 씨는 “이런 일을 귀찮아해서 그냥 넘기는 편이지만, 이미 피해를 본 사람이 있을 것 같고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어 글을 남긴다”며 문제 제기를 시작했습니다.
태블릿 주문인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A 씨는 회사 동료 4명과 식당을 방문했습니다. 해당 식당은 테이블마다 태블릿이 설치돼 손님이 직접 주문하는 방식이었고, 주문 내역과 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되는 구조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A 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카드를 건넸고 결제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다소 금액이 높다고 느꼈지만, 직접 주문하는 시스템이니 오류는 없을 것이라 판단해 그대로 식당을 나섰습니다.
문제는 식당을 나온 뒤였습니다.
결제 2분 전 추가된 6만 9,900원
식당 앞에서 일행과 결제 금액 이야기를 나누던 중, A 씨는 이상함을 느껴 다시 식당으로 돌아갔습니다. 태블릿 주문 기록을 확인해보니, 카드 결제 시점 약 2분 전에 6만 9,900원 상당의 고기 메뉴가 추가 주문된 기록이 발견됐습니다.
주문 시간과 상황을 보면, 테이블에서 직접 주문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습니다. A 씨는 “누가 봐도 우리가 주문한 게 아닌 내역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식당의 해명은 ‘시스템 오류’
이 사실을 지적하자 식당 측은 **‘시스템 오류’**라고 설명하며, 문제의 고기 메뉴 대신 계란찜 2개, 총 8,000원을 결제 금액에서 제외해 줬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이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오류라면 왜 하필 고가의 고기 메뉴가 추가됐는지, 그리고 왜 명확한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오히려 “우리는 잘못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비슷한 피해 경험담이 쏟아졌다
사연이 알려지자 댓글에는 유사한 경험담이 잇따랐습니다.
한 누리꾼은 “고깃집에서 냉삼을 9인분 먹은 것으로 계산돼 항의하자,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바로 ‘3인분이 잘못 찍혔다’고 말했다”며 이후 해당 식당에 다시 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댓글에서는 “취객이나 단체 손님을 상대로 한 계산 부풀리기는 오래된 수법”, “키오스크·태블릿 주문 매장일수록 영수증을 꼭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고의인지 실수인지, 쟁점은 여기
이번 논란의 핵심은 고의성 여부입니다.
시스템 오류는 실제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문 시간, 메뉴 가격, 그리고 들켰을 때의 대응 방식까지 고려하면 단순 오류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선이 나옵니다.
특히 연말처럼 술자리가 잦고 계산이 빨리 이뤄지는 시기는, 손님이 결제 내역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악용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은 짚어야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태블릿 주문 매장은 다 속인다”는 식의 과장된 반응도 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키오스크·태블릿 주문 식당이 문제라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이번 사례처럼 시스템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된 사실입니다.
또 아직 해당 식당의 고의성이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은 제보자 주장과 주문 기록에 근거한 정황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소비자가 꼭 기억해야 할 한 가지
이번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단순합니다.
- 결제 전 주문 내역과 금액을 꼭 확인할 것
- 태블릿·키오스크 매장일수록 영수증 확인은 필수
-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할 것
특히 연말 모임처럼 분위기에 휩쓸리기 쉬운 상황일수록, 계산서는 한 번 더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며
연말이 되면 ‘괜히 따지기 싫어서’ 넘어가는 순간들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그런 틈을 노린 계산 부풀리기나 책임 회피가 반복된다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 몫이 됩니다. 이번 사연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연말 소비 환경에서 우리가 조심해야 할 현실적인 경고로 보입니다.
작은 확인 하나가 불쾌한 기억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만큼은 다음 외식 자리에서 계산서를 한 번 더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YTN 「연말 되니 또? 슬쩍 끼워 넣고 ‘시스템 오류’ 발뺌」 (2025.12.24)
- 보배드림 자유게시판 제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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