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경제 뉴스 중에서도 저는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소식을 유심히 보는 편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몇 안 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5년 12월 18일 보도된 이번 뉴스를 확인하고는, 솔직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단순한 계약 해지가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과장 없이, 보도된 사실만을 토대로 현재 K-배터리 산업이 처한 현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9조 6천억 원 계약 해지, 무엇이 벌어졌나
KBS 보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와 맺었던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당했습니다.
해지된 계약 규모는 약 9조 6천억 원으로,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연매출의 약 30%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 배터리는 미국 조지아주에서 현대차와 함께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사업을 축소하고, 해당 차량을 단종 수순에 넣으면서 배터리 수요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미국 정책 변화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이번 계약 해지의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전기차 정책 변화가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했고, 그 여파로 고가 전기차 개발이 잇따라 중단됐습니다. 전기차 구매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가 급감했고, 이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수정으로 이어졌습니다.
포드는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차량과 에너지 저장용 배터리(ESS)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던 LG에너지솔루션과의 계약도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 것입니다.
SK온도 미국 사업 일부 철수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만이 아닙니다.
한국의 또 다른 배터리 기업인 SK온 역시 미국 사업에서 일부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SK온은 미국 켄터키주에 건설하던 배터리 공장을 포드에 넘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공장은 당초 전기차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계획됐지만, 앞으로는 포드가 발전소용 배터리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만든 공장이 경쟁 설비로 전환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전기차 시장,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기차 시장 둔화는 미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닙니다.
유럽연합은 당초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이 정책에서 한발 물러섰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저가 전기차가 유럽 시장을 잠식
-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모두에서 밀리는 상황
이로 인해 유럽 역시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배터리 수요 감소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중국·미국은 멈추지 않는다
전기차 판매는 주춤하고 있지만, 기술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고, 중국 역시 배터리와 전기차 핵심 기술에서 공격적으로 추격 중입니다.
즉, 시장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을 뿐, 장기 경쟁 구도는 더 가혹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투자 속도 조절과 구조 재편을 동시에 요구받고 있습니다.
잘못 알려진 부분, 여기서 바로잡는다
이번 이슈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LG와 SK가 기술 경쟁에서 밀렸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계약 해지의 핵심 원인은 기술력이 아니라 정책 변화와 시장 수요 감소입니다.
- 배터리 기술 문제 → ❌ 사실 아님
- 미국 전기차 정책 변화 → ⭕ 사실
- 완성차 업체의 사업 전략 수정 → ⭕ 사실
이 점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국내 배터리 산업 전반에 대한 오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K-배터리가 놓인 현실적인 선택지
현재 상황에서 한국 배터리 업계는
- 전기차 의존도를 낮춘 사업 다각화
- ESS, 산업용 배터리 확대
- 차세대 배터리 기술 투자 유지
라는 어려운 선택을 동시에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일시적인 악재일 수 있지만, 대응에 실패할 경우 구조적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느낀 점
이번 뉴스를 보며 저는 “한 산업의 경쟁력은 기업 노력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습니다. 정책, 시장, 기술이 동시에 맞물려야 산업이 유지됩니다.
K-배터리는 아직 경쟁력을 잃지 않았지만, 지금의 판단이 향후 10년을 좌우할 중요한 시점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앞으로 이 변화가 어떻게 이어질지, 계속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KBS 뉴스 〈경제콘서트 – 박대기의 핫클립〉 (2025.12.18)
- KBS 뉴스 공식 기사 원문
- 방송 내 인터뷰 및 해설 내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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