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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쿠팡이 델라웨어에 있었나…미국 본사 주소의 진짜 의미와 집단소송의 향방

모율이네 2025. 12. 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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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YTN 자막뉴스를 통해 보도된 ‘쿠팡 미국 본사 주소지’ 논란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노스 오렌지 스트리트 1209번지. 이곳은 쿠팡 Inc.가 미국 증시에 상장할 당시 등록한 공식 본사 주소지다. 그러나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니 쿠팡 로고도, 직원도, 실제 사무공간도 존재하지 않았다. 텅 빈 주소지라는 사실이 전해지며 “이래서 쿠팡이 웃었나”라는 반응이 나온 배경이다.

먼저 분명히 짚어야 할 사실이 있다. 이 주소는 ‘유령 본사’가 아니라, 미국 회사법상 허용되는 ‘법적 주소지’다. 실제 경영과 운영이 이뤄지는 본사는 대한민국 서울에 있으며, 델라웨어 주소는 법인 등록과 상장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행정적 주소지에 해당한다. 이는 쿠팡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미국 상장 기업 다수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주소에는 쿠팡 Inc. 외에도 약 28만 개 기업의 법적 주소가 등록돼 있다. 델라웨어주가 미국 기업들의 ‘본사 주소 성지’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전체 상장 기업의 절반 이상이 델라웨어를 본사 주소지로 두고 있으며, 포춘 500대 기업 다수 역시 같은 방식을 택하고 있다.

델라웨어가 선택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친화적인 제도다. 회사법이 단순해 하루 만에 법인 설립이 가능하고, 한국과 달리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같은 규제가 없다. 이사회 구성과 의사결정에서 대주주의 영향력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특히 법적 책임 구조가 핵심이다. 이사가 불법 행위가 아닌 ‘경영상 판단’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개인 책임을 묻기 어렵도록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델라웨어 법원이 기업 경영진의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YTN 보도에서 인터뷰한 미국 뉴욕주 변호사 역시 델라웨어 법원이 매우 친기업적 성향을 띤다고 설명했다.

세금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델라웨어에 본사 주소만 두고 다른 주에서 영업 활동을 해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주 정부 법인세 8.7%가 면제된다.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는 구조다. 쿠팡이 델라웨어를 선택한 이유 역시 이러한 제도적 장점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주소지 논란이 아니다. 현재 쿠팡을 상대로 한 미국 내 소비자 집단소송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델라웨어에 있는 쿠팡 Inc.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 신청자는 이미 2,600명을 넘어섰다. 문제는 소송을 어느 법원에 제기하느냐였다.

델라웨어 법원이 기업 친화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법률 대리인 측은 델라웨어가 아닌 뉴욕 연방 법원을 선택하기로 했다. 법무법인 대륜 측은 쿠팡 Inc.를 상대로 미국 뉴욕 연방 법원에 소비자 집단소송을 공식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델라웨어 법원의 특성을 우회해 보다 엄격한 사법 판단을 받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주소지가 델라웨어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미국 회사법이 허용한 합법적인 선택이다. 따라서 일부 온라인에서 제기되는 “쿠팡이 불법으로 본사를 숨겼다”거나 “꼼수를 썼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다만, 이러한 제도가 기업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비판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는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또 하나 바로잡아야 할 부분은 “미국 본사가 텅 비어 있으니 쿠팡은 미국 기업이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쿠팡 Inc.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미국 법인이 맞다. 동시에 실제 사업 운영의 중심은 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 구조를 갖고 있을 뿐이다. 이는 다국적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쿠팡이라는 특정 기업을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과 기업 지배구조, 그리고 소비자 보호 제도의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델라웨어라는 주가 왜 ‘기업들의 천국’으로 불리는지, 또 그 이면에서 어떤 논란이 반복되는지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앞으로 뉴욕 연방 법원에서 진행될 집단소송의 결과에 따라, 쿠팡뿐 아니라 델라웨어에 본사를 둔 다른 글로벌 기업들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단순한 주소지 논란을 넘어, 기업 책임과 사법 관할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는 이유다.

출처
YTN 자막뉴스 「이래서 쿠팡이 웃었나…본사 주소지 찾아가자 ‘휑’」 (2025.12.16)
미국 델라웨어주 회사법 관련 공개 자료
법무법인 대륜 및 YTN 인터뷰 내용

마지막 인사
앞으로도 보도된 사실과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오해 없이 이해할 수 있는 이슈 정리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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