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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금을 사들이는데, 한국은행은 멈춰 있다

모율이네 2026. 1. 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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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뉴스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멈춰 서게 됐습니다.
요즘 금값이 오른다는 얘기는 체감으로도 느끼고 있었지만, 숫자로 확인하니 생각보다 훨씬 가파르더군요. 예전에는 ‘결혼 예물’이나 ‘비상금’ 정도로만 생각했던 금이, 이제는 뉴스의 한가운데에서 국가 자산 이야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가 아니라, 국가의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보니 금값 상승이 훨씬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금값이 만든 상징, 황금박쥐상의 현재 가치

이번 보도에서 먼저 언급된 것은 전남 함평군의 황금박쥐상이었습니다.
2008년 제작 당시만 해도 제작비 27억 원을 들인 이 조형물은 “혈세 낭비”, “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황금박쥐상에는 순금 약 162kg, 은 약 281kg이 들어 있습니다. 전체 무게는 400kg이 넘지만, 최근 금값이 급등하면서 전체 가치의 대부분은 금이 좌우하게 됐습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5,10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국내에서는 순금 한 돈 가격이 103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기준으로 계산하면 황금박쥐상의 재료 가치만 386억 원을 넘는 수준입니다.

제작 당시 한 돈에 10만 원 안팎이던 금값과 비교하면 거의 10배 가까이 오른 셈입니다. 한때 ‘흉물’로 불리던 조형물이, 지금은 금값 상승을 상징하는 사례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전 세계는 금을 사들이는데, 한국은행은 멈춰 있다

이렇게 금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더 눈길을 끈 부분은 한국은행의 행보였습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을 사들이는 와중에, 한국은행은 무려 13년째 금을 추가 매입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현재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104.4톤으로 세계 39위입니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약 4,307억 달러로 세계 9위에 해당하지만, 그중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불과합니다. 이는 주요 국가들 가운데서도 최하위권 수준입니다.

더 주목할 점은 순위 변화입니다.
2013년만 해도 세계 32위였던 금 보유 순위가, 추가 매입이 없는 사이 39위까지 밀려났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다른 나라들은 적극적으로 금을 늘려 왔기 때문입니다.

최근 3년 동안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매년 1,000톤이 넘는 금을 매입했습니다. 이는 과거 10년 평균이었던 연간 400~500톤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은 최근 2년 동안 83톤을 추가해 순위가 크게 뛰었고, 폴란드는 지난해에만 95톤을 매입했습니다. 미국은 8,133톤으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금을 사지 않는 이유

그렇다면 한국은행은 왜 이렇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을까요.
이유는 과거의 경험에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총 90톤의 금을 집중적으로 매입했습니다. 당시 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우려로 금값이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던 시기였습니다. 금 가격은 온스당 1,200달러 수준에서 1,900달러까지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2012년 평균 1,600달러대였던 금값은 2013년 1,400달러대로 내려갔고, 2015년에는 1,100달러대까지 하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이 보유한 금에서 약 11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 원이 넘는 평가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국정감사에서는 “국가 자산 운용 실패”라는 강한 비판이 이어졌고, 이 경험은 한국은행 내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남았습니다.
금은 이자가 발생하지 않고, 유동성이 낮으며,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이라는 점도 보수적인 접근을 강화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다시 제기되는 ‘금 비중 확대’ 논의

다만 최근 들어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고, 달러 중심의 금융 질서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우리도 금 비중을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다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의가 이어졌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외환보유액이 다시 증가하는 국면이 되면 금 비중 확대를 포함한 자산 배분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당장 매입을 단행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완전히 닫혀 있던 문이 조금 열렸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금값 상승,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

이번 뉴스를 보며 느낀 점은 분명했습니다.
금값 상승은 단순한 투자 이슈를 넘어, 국가 자산 운용의 방향성과 리스크 관리까지 함께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개인에게는 ‘지금 사야 하나’라는 고민을, 국가에는 ‘언제,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보유할 것인가’라는 더 복잡한 질문을 던집니다.

황금박쥐상이 상징하듯, 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며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선택의 결과는 언제나 평가와 책임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의 조심스러운 태도 역시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금값 흐름과 함께 한국은행의 결정이 어떻게 바뀔지,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출처

  • SBS 〈친절한 경제〉
  • 한국은행
  • 국제 금 현물 가격 및 중앙은행 금 보유 통계: SBS 보도 인용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경제 뉴스를 조금 더 생활 가까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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